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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125
오월 마지막 주를 보내는 동안 난 오월을 잊고 있었다. 급히 가는 오월을 난 잡지 않았다. 가는 세월은 잡히지 않기에 그냥 보냈다. 오늘은 유월이 시작한다. 겨울이 아닌 여름이다. 어제는 부채를 들고 시원한 바람을 느껴 보았다. 자연의 바람이 난 좋다. 한지로 만들어진 부채가 있어 너무 좋다. 우리 옛 부채가 바람을 스치게 하는 느낌이 너무 좋다. 기분 좋은 날이기에 표정도 좋다. 바쁜 일정이 잡히게 되어 행복한 나를 느낀 날이기에 늦은 밤에 저장한다. 열심히 하려는 자가 난 좋다. 최선을 다하는 자가 난 좋다. 묵은 머리를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싶다. 묵은 생각을 햇볕에 소독하고 싶다. 묵은 나를 버리자. 새롭게 시작하자.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2004년 가을밤에... 통통한 모습이 보기 좋았던 순간... 형제는 닮았다가 아니고 형제는 안 닮았다. 모든 게 다르다. 미래 모습도 다르겠다. 오늘도 다르니까... 지금은 이 모습이 아니다. 변하였기에 지난 시간 속에 살았던 옛 모습을 이 공간에 남긴다. 지금 이 순간은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으로 자라게 될지... 나중에 어른이 되면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미래를 볼 수 없다. 사진이 있기에 과거 한 순간을 볼 수 있다. 과거는 돌아갈 수 없는데... 이 순간도 사진으로 저장한다면 과거를 볼 수 있다. 사진은 단면에 보이는 순간이다. 반복해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진이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처럼 사진을 보면서 지난 이야기를 나눈다. 사진의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낀다. 어제도 보면서 참 알 수..
오월 셋째 주를 보내면서 어둠으로 가득한 얼굴빛이 환해지기를 바란다. 억지웃음은 정말 어색하다. 웃는 얼굴은 못난 얼굴도 다 예뻐 보이는데... 이 나이에 예뻐 보이면 뭐하겠는가? 나 자신을 위해 난 웃는 얼굴이기를 바란다. 한 주를 보내는 나에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 순간이 느껴지기에 오늘도 담는다. 못난 얼굴에 그 얼굴이지만 순간이라는 시간은 정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나만의 방법이다. 홀로서기하는 아이처럼 시간마다 나를 느껴 보기를 한다. 흔들림이 있으면 있는 대로... 무섭게 보이는 날은 역시나 무섭다. 왠지 기분 좋은 날은 역시 다르다. 나 자신의 거울이 되어 주는 블로그는 참 좋다. 난 못난 모습으로 나오는 사진을 담는다. 이때는 지친 듯한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서.....
그대는 누구인가? 그대는 누구인가? 웃어야 한다고 하면서 늘 어두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그대는 누구인가? 무거운 얼굴을 하는 그대여... 뫼비우스 띠처럼 살아가고 싶어 하는 그대여... 웃음이 사라진 얼굴만이 보인다는 그대여... 그대는 누구인가? 혼자서 웃는 표정 연습도 하고... 눈가에 주름이 잡히도록 웃어도 보고... 가면을 벗고 다시 써보고... 그대는 누구인가? 눈에 보이는 그대는 누구인가? 어제는 보스 같다고 하는 그대는 누구인가? 청자켓 깃을 세우고 청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그대는 누구인가? 나는 나이고 싶은데... 나는 나를 모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고개를 더 숙이자. 나를 더 찾자.
화요일... 어제는 수요일... 어제와 다른 나... 사람은 마음에 따라 얼굴이 이렇게 다르게 보인다. 같은 얼굴이지만 다르다. 어제는 내가 아닌 다른 자가 존재... 오늘은 어떨까? 웃으면서 해야 하느니라라고 하는데... 맑은 하늘이 웃어 주니 입가에 미소를 그려보자.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없다면 모두가 싫어한다. 웃자. 웃어보자. 점심도 맛나게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어제는 지나갔다. 잊자. 오늘이 있음에 감사하며 열심히 가자. 내가 가는 길을 가자.
지난 사진 속을 다녀보았다. 엄마랑 찍었던 사진이 얼마 되지 않는다. 작년에 찍은 사진들... 낡은 집이지만 엄마 손길이 느껴지는 것을 담았던 사진들... 다시 가면 구석구석을 담아 보고 싶다. 옛 모습이 아직은 남아있다. 항아리에 물을 채우느라 어릴 때 고생했던 기억이... 집에 수도가 있었지만 물을 날아야 했었다. 넓은 정개에 있던 항아리... 엄마 사랑해요. 언제나 건강한 모습이였으면... 오늘도 병원에서 물리치료받으시는 중 통화... 직접 뵙지 못하기에 용돈을 보내 드렸다. 시간 내서 꼭 다녀와야겠다. 지난 사진이지만... 이렇게 모아 두니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어 좋겠다.
버스 안에서 고개를 숙이고서 살짝... 늘 고개를 숙이고서 살아가야 하느냐? 아니다. 고개를 들고 다니자. 고개를 숙여야 할 때는 숙이자. 내 고집만 내세우는 자가 되지 말자. 내 고집을 버릴 줄 아는 자가 되자. 나를 지키자. 나를 버리자. 나를 비우자. 나를 아끼자. 나를 사랑하자.
못난 나를 참으로 자주 담는다.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난 이렇게 하고 싶다. 지나 가버린 나를 담을 수 있는 것이 오직 내가 찍은 나... 내가 존재하고 있는 공간에서 보여 주는 얼굴빛을 찾아간다. 어제와 오늘도 다르다. 늘 다른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는 나... 오늘은 맑은 하늘을 보았는데 이 곳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늦은 밤... 한 주가 마무리되는 오늘이기에 졸리는 눈을 비비면서 남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