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125
웃어 보다가 웃지 않는 나도 보았다. 본문
아침 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묽은 커피 한 잔을 마시고는 어제 담아 본 나를 담는데...
작은 눈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면서 날 바라보았을까?
웃어 보다가 웃지 않는 나도 보았다.
긴 머리는 긴 시간을 느끼게 한다.
가야 하는 먼 길을 가는 것처럼 긴 여행을 하는 것처럼...
곧은 머리카락을 보면서 나를 느껴 보았다.
어제는 주황 빛깔 립스틱을 칠했다.
너무 추운 날씨라 따뜻한 나를 만들기 위해서...
나무처럼 브라운을 칠하는데...
늘 차가운 입술을 하고 있는데...
어제는 활기 찬 시간으로 보낼 수 있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어진 나만의 공간에서 열심히 걸어 보았다.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뒤를 돌아보다 잠시 멈춰 보니 주는 사랑이 늘 부족한 나를 보았다.
웃음도 주지 않는 나를 보았다.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너를 사랑한다고 하지도 못한 나를 보았다.
미소도 주지 않는 나를 보았다.
작은 공간에서 작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나를 보았다.
큰 폰으로 나를 담아 보면서 또 변한 나를 보는 아침이다.
눈가에 주름이 생긴 모습이 나이를 느끼게 한다.
나이는 일 년이라는 주기를 따라가는 시간이다.
일 년... 365일... 한 살...
나이는 숫자라는 것을...
진정 자신의 나이는 없다.
마음의 나이는 없다.
늘 동심에서 살아가기를 원하는 나이기에 동심원의 중심에서 난 서 있는 것이다.
원의 크기는 반지름에 따라 달라서 여러 개 동심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움직임이 없는 동심원처럼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늘 그 자리를 잡고서 움직임이 그 자리에서만 있어 깊이 파고 있는 것이다.
인생이 무엇인지를 파고드는 순간 느끼고 배우는 것이다.
기다란 얼굴이기에 메주 같은 모양... 어릴 적 구두쇠 할머니는 날 메주라 불렀다.
이 모습에 할머니 모습이 보여서 담았다.
네모난 얼굴 양 볼에 욕심이 가득 담아 있는 듯한 모습... 비슷하다.
웃지 않는 할머니.. 그래도 난 좋았다.
나도 할머니처럼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욕심... 난 욕심이 많다.
질투도 많다.
아주 작은 것에 욕심+질투...
쓸데없는 것에 투정하는 나를 본다.
버려야 하는 것인데 아직도 달고 있으니... 잘라 내야 하는데... 잘라 내자.
끝없는 사랑...
눈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