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125
시월을 따라가는 길에 잠시 멈춰 본다. 본문
시월을 따라가는 길에 잠시 멈춰 본다.
구월보다 더 춥게 나를 안아주는 가을...
나무들도 얼마나 추울까?
더 차가울 공기를 맛보아야 하는데...
가을이 그리워 늘 기다렸는데...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떠나가기 전에 꼭 가을을 만나야 한다.
붉은 단풍으로 단장한 나무를 만나야 한다.
시월 마지막 주에 만날 수 있기를...
가을이 나에게 주는 선물을 꼭 받아야 한다.
스스로 나를 느껴 보는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두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이 순간은 한 번뿐...
볼록렌즈 안으로 비치는 가을을 영원히 가슴에 박힐 수 있는 순간도 지금 뿐...
가장 없는 웃음을 난 좋아한다.
멋지게 웃는 웃음보다는 큰 소리로 하하하 외치며 웃는 것을 좋아한다.
내 가슴속에 담아 있는 소리를 낼 수 있기에...
호호보다는... 하하하가 더 좋다.
눈가에 주름이 완전히 잡히게 웃어야 한다.
난 주름진 얼굴이 있음을 감사한다.
팽팽한 얼굴은 가면 같아서 그런 모습은 안 좋아한다.
못난 모습으로 살아가는 시간을 늘 감사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더 많은 주름이 잡히는 모습을 보기를 좋아한다.
엄마의 얼굴...
내일의 얼굴이니까...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다.
멋진 손목시계를 준비했다.
오래전에 선물한 시계가 벌써 십 년 이상이 지났다.
비싼 시계는 아니지만 가는 손목에 시간을 보시고 늘 건강한 하루하루가 되시기를 바라며...
난 준비했다.
황금빛으로 빛난 작은 시계...
예쁘다.
빨리 만나 전하고 싶다.
이렇게 살아가는 딸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보고 싶으면 버스를 타고 출발하면 되는데...
이젠 망설이지 말고 버스를 타야겠다.
보고 싶은 엄마를 늘 가슴으로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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