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125

그대로 살아요 본문

cosmos/{♣♧}햇빛찰칵

그대로 살아요

cosmos125 2020. 11. 20. 16:18

 

 

오늘 어항 청소하다 

 

내 책상에 두고 가까이 보고 싶어서 

사는 동안 금붕어도 변한다 

붉은 빛깔이 옅어지니 나이가 들어 보인다 

잠자는 시간이 많음을 보이니 어항의 위치를 이동하다 

학원에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위치로 

추울까 봐 내 방으로 이동했는데 그건 내 생각 

물속이라 금붕어는 괜찮을 거라고 또 내 생각 

 

하루살이는 또 하루살이에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이 다 내 생각이라고 말하는 순간

참 어리석다 

참 바보 같다 

작은 학원을 운영한 지 십 년이 넘었지만 늘 긴장 속에서 산다 

학생들을 만나는 순간도 내 뜻이 아님을 알면서 늘 나를 중심으로 살고 있는 나를 본다 

맡겨진 모든 것이 다 내 것이 아님을 안다고 하면서 짧은 생각 속에 푹 빠진다 

 

 

우유에 농후 발효유 추가하여 요구르트 만들기 

처음에는 잘 되는데 다음에는 잘 안된다 

왜 그럴까?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실패가 아니라고 외치면서 냉장고에 보관하다 

 

 

 

긴 머리를 좋아하던 나 자신에게 

여름이면 단발머리로 싹둑 자르는 모순 

늘 후회하는 마음 

머릿결도 이젠 나이가 들어 거칠다 

가늘어지고 힘이 없으니 참 초라한 모습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원한다고 그대로 되는 게 아님을 또 확인 

푸석한 머릿결이지만 풍성하니 그럭저럭 괜찮다 

 

앞으로 절약하면서 살자 

주어진 대로 살자 

욕심 없이 살자

만나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자 

마음도 비우자 

모든 것에 감사하자 

지금까지 살아왔던 시간들 감사하자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 정리하면서 오늘을 시작하자 

최선을 다 하며 사는 하루살이가 처음과 끝을 모르고 사는 것이라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것에 즐겁게 웃으면서 살자 

그래 

세월이 흘러도 늘 같은 마음과 생각이라 그런 것도 감사하다 

모두가 건강함에 감사 

모두가 원하는 삶 그리며 살게 하소서 

 

 

주 안에서 살게 하소서 

 

있는 그대로 

모습 그대로 

지금 그대로 

살아요 

 

 

 

'cosmos > {♣♧}햇빛찰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른  (0) 2020.11.23
예습도 복습도 없다  (0) 2020.11.22
만남  (0) 2020.11.16
하얀 꽃  (0) 2020.11.06
가을 햇빛이 좋아요  (0) 2020.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