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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하루살이

cosmos125 2021. 2. 14. 18:34

수고한 내 작은 손을 이렇게 보니 이상하게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참 못생긴 손이라는 것을...
짧은 손이지만 오늘 하루도 열심히 연필을 쥐고서 연습장에 수학 문제도 풀고 하얀 칠판에 검은 숫자를 쓰면서 열심히...
언제나 불평하지 않는 나의 귀여운 손... 아니 못난 손...
특별 관리도 하지 않아서 조금은 푸석한 느낌...
난 이 손이 있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르고 있는 중이다.
내 눈 가까이 함께 하는 나의 부분들...
나 자신이 예쁘게 보아야 한다.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밤하늘을 보았다.
어제도... 오늘도... 별을 보았다.
달은 아니보이고 별 한 두 개가 저 높은 밤하늘에 박혀 있었다.
그래서 난 외쳤다.
별을 보았다.
달은 없도다.
별을 찾았다.
아이는 옆에서 웃었다.
오늘도...어제도...
날마다 아이랑 그와 함께 퇴근한다.
두 달을 그렇게 보냈다.
참 행복한 날들이다.
바빠서 함께 손도 잡지도 못했던 아이들 손...
엄마가 이상하다고 처음에는 그러다가 이젠 자연스럽게 아이 손을 잡는다.
아이도 엄마 손을 자연스럽게 잡는다.
길을 가다가도 디카로 뭔가를 찍는 나를 보면서 웃는다.
나도 따라 웃는다.
이게 행복인가?
가족들의 손을 잡아 본 적이 언제였던가?
혹시나 기억이 없다면 지금 당장 잡아 보자.
얼마나 커다란 꿈을 안고 있는지...
얼마나 단단한 나무를 심고 있는지...
아이들의 손도 잡아 보고 부모님의 손도 잡아 보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손도 잡아 보자.
손이 있어 감사하면서 오늘도 늦은 밤 뭔가를 남기고 있다.
바로 작은 흔적들을 남긴다.
살아 있기에...
이렇게 존재하기에...
오늘 하루도 행복한 시간이었다면 수고한 발과 손을 깨끗하게 미지근한 물로 씻어 주세요.
작은 산토끼도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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