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125
3월이 시작한 날... 본문
3월이 시작한 날...
눈썹 아래로 길어진 앞머리...
난 눈썹아래로 내려오는 머리는 자른다.
작은 가위로...
눈을 찌르기에 난 앞머리는 내 가위로 손질을 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직접 머리를 다듬어 주었었는데...
아직 기계는 있는데...
사용하지 않은지가 육 년 정도 흘렀다.
내가 할 수 있으면 내가 한다.
긴 머리를 뒤로 묶은 모습...
긴 머리가 모아 있을 때...
할머니는 비녀를 꽂아 아침이면 긴 머리를 빗어 비녀를 꽂아 드렸었는데...
그때가 아주 어릴 때...
할머니처럼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약한 할머니말고...강한 할머니...
힘이 넘치는 할머니처럼 되고 싶다.
약한 척하는 모습은 싫다.
난 이렇게 혼자서 나를 담는다.
그 순간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나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는데...
폰으로 담아 두면 지나온 시간을 다시 걸어 볼 수 있다.
왠지 슬퍼 보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는 나...
무엇을 담아 왔을까...
눈이 내린 밤에 버스를 기다리다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스카프를 하고 갔던 날...
학생들이 신기하듯 쳐다보았다.
오래된 스카프...
고모가 선물로 주었던 것인데...
얇은 천에 망사처럼 생긴 모양이 포장할 때 쓰는 것 같다고...
까슬한 느낌이 좋다.
얇은데... 따뜻하다.
십 년은 넘었을 것 같은데...
난 머플러도 이십 년이 넘은 것도 하고 다닌다.
한 학부모님이 선물로 준 니트로 짜인 머플러..
그대로이다.
지웅...
과외했던 학생...
그때가 중학생이었는데...
보고 싶다.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는지...
옛 물건이 난 좋다.
오래 지나도 늘 내 옆에 있어주니까...
고 1 때는 동생이 생일 선물로 준 샤프랑 K가 새겨진 핀...
아직도 가지고 있다.
대학 때 친구가 사준 샤프도 있다.
늘 생일엔 샤프를 받았다.
늘 내 손에는 샤프가 있다.
열심히 수학 공부하라고...
친구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