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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사랑

cosmos125 2005. 9. 30. 11:12

 

 

 

 

타오르는  사랑

 

 

 

작은 아궁이 안에서 빨간 불꽃은 산소를 먹으며 검은숯이 되어 가고 있다 나무를 태워야만 불꽃을 내며 탈 수 있다 불이 있기에 변할 수 있고 산소가 있어 변할 수 있다 모든게 있어야 한다

 

나무+불+산소+?=숯...

 

그냥 생각해 보았다 비가 내리는 새벽부터 마음이 추워지니 따뜻한 것을 찾다가... 불을 찾았다 빨간색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고등학생 때 일 학년 겨울... 또 지난 이야기가 떠 오른다 MRA(도덕 재무장)이라는 서클이 있었다 교내에서 허용한 단체 활동... Sing-out... 율동을 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움이었다 남녀 학생이 행렬로 서서 기타와 드럼에 맞춰 율동을 배웠다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 오후가 되면 학교에서 모임을 했었다 윤리 선생님이 지도교사... 그때 대학생 선배도 함께 모이곤 했다 한 선배는 제주도가 고향인데... 가을이 되니 집으로 귤 한 박스를 화물 소포 (그때는 택배란 게 없었다)로 보내준 기억이 난다 그때는 몰랐다 왜 그랬는지... 그냥 후배니까... 그랬나 보다라고만 생각했다 지금도 알 수 없지만... 그때 일 학년 때만 활동을 해서... 소식을 전혀... 아마 기타 치시고 함께 공연 준비하는데... 친절하게 다정하게 대해준 선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있었다 겨울인데 서울에 다녀오는데...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 게 뭐냐고 묻길래 난 빨간 벙어리장갑이 갖고 싶다고 말했었다 나중에 정말로 나에게 선물이라 하면서 준 빨간 벙어리장갑... 이걸 살려고 고생했다고... 찾기가 힘들었다고... 난 감동을 받았지만 그때도 몰랐다 그냥 선배가 주는 선물로만... 내가 왜 이리 둔했는지... 그런 게 작은 사랑? 아니 관심? 어찌 난 몰랐을까? 아마도 사랑이라는 게 뭔지를 몰라서 보이지 않는 사랑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때도 역시 철이 없는 나임을 인정한다

 

항상 나에게 관심과 염려를 해준 분이 있어서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음을 감사하고 싶다 부족한 나에게 늘 사랑을 보여주시는 분이 있어 난 행복하다 지난 시간 속으로 가는 길이 멀기도 하지만 잠시라도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 이렇게라도 하고 싶다 어느 곳에 계실지는 몰라도 늘 행복하시길...

 

난 복 있는 자... 난 혼자서 이런 생각을 스스로에게 한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들... 아직 어리지만... 10대, 20대는 모르고 지나갔던 시간... 지나가는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시간은 자꾸만 가고 있다 지금도..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지만 행복했던 시간도 있었다는 것을... 돌아보면서 느끼고 있다 그때는 몰랐던 것을... 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올라오기까지 나를 네모난 거울 속에서 잠깐이지만 느낀다 2분 정도 시간... 거울 안에 있는 나를 보면서 나갈 때와 들어올 때를 느끼려 한다 날마다 다른 나를 보기에... 그런다고 공주는 아니다 왕비도 아니다 그냥... 작은 나... 그런 시간이 난 행복하다 지금도 행복한 시간이지만... 짧게 다가오는 행복을 적분하면 큰 행복이 되니까... 흐르는 시간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난 감동을 먹는다 언제나 사랑을 먹으며 살아야 하는 나... 환한 빛이 느껴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을 타고 내려오는 가을... 난 가을을 좋아한다 겨울에 태어났지만... 겨울도 가을도 봄도 여름도... 다 좋아한다 특히 가을이 되면 나를 찾기 위해 바삐 가는 시간을 쫓아가기 바쁘다

 

따뜻한 장작불의 열기 때문인지 포근하다 오늘은 바깥 온도가 낮은데도 양손이 따뜻하다 따뜻한 사랑을 생각하니 마음도 사랑하나 보다

 

또 길어지는 이유는... 할 말이 많아서 인가? 알 수 없는 나...

 

또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니 감사해요

 

 

 

오늘은 사랑의 빗물을 함께 맞아요

 

cosmos

 

 

 

걷고 싶은 가을 길... 코스모스가 활짝 핀 가을 길... 잠시 홀로 걸어가 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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