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125
2018. 5. 14. 06:55
봄비가 내리는 소리
잠자는 땅을 두드리다
깨어나라고
얼갈이배추
엄마는 얼갈이배추를 다듬고 바닷물로 씻어 숨죽이기
소금 대신 바닷물로
발목까지 바닷물이 찰랑거리며 소쿠리 안에서 흔들흔들
순간 떠밀리면 파도 타고 멀리 가버린다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흔들며 씻는 모습
눈에 선하다
엄마는 빨간 고추를 맨손으로 갈았던 소리
옹기 학독
그 소리 비 오는 날 들으면 더 맛있는 김치가 되다
옹기 학독 하나 있으면 좋겠다
마루에 앉아 막 담은 얼갈이배추김치
밥 두 공기 뚝딱 비우고 낮잠 자더니
눈 비비고 일어나 아침인 줄 알고 학교 간다고
저녁 하늘에 착각하다 웃었던 그때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다
엄마의 사랑
한없는 사랑
늘 감사하며 기억하며 살고 싶다
엄마 사랑합니다
지금 생각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작은산토끼